제강사와 건설사 간 철근값 협상에서 제강사측이 이번에도 양보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등 국내 전기로 제강사들은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를 필두로 한 건설사들과 5월 철근 가격 협상에서 전월 대비 t당 2만원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건설향 철근 가격은 t당 75만원(10mm 고장력 현금 기준)에서 t당 73만원으로 낮아졌다. 제강사 입장에선 원가 인상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가격이다.

당초 제강사는 t당 5천원 인상 내지는 최소한 동결을 원했으나 협상 지연끝에 건설사측의 요구인 t당 3만원 인하를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제강사들은 당분간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어렵게 됐다. 6월부터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비수기가 시작되기 때문. 협상 이전부터 이번에 올리지 못하면 올해 인상은 사실상 물건너 간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앞서 전기로 제강사들은 올해 철근 가격 협상에서 잇따라 인상에 실패, 4개월 연속으로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5월 협상까지 더해 이제까지 제강사들이 양보한 가격폭만 9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건설사들과의 지난해 철근 가격 협상에서도 최대한 버텼지만 결국엔 모두 인하요구를 수용했다. 제강사들이 지난해 1년간 양보한 가격폭은 t당 2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강사들은 최근 철스크랩 가격이 t당 35만원에 근접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3분기 원료 투입가격 안정으로 수익성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해졌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전기로 제강사들은 정부의 전력 수급 안정대책 동참으로 공장 비가동일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확보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현재 많이 어려운 상태에서 가격이 t당 73만원으로 결정됐다. 하반기 시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필수였다"고 아쉬움을 피력하며 "6월 협상은 추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